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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바라는 性 여자가 원하는 性,박평식] Part 2 아직도 못 다한 사랑... 병원으로 전화하는 남편 ①

박평식삼성산부인과원장 2015. 12. 23. 11:26

남자가 바라는 性 여자가 원하는 性

 

 

Part 2 아직도 못 다한 사랑

병원으로 전화하는 남편

 

 

성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필자 병원으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몇 달 전 OOO가 그 산부인과에 가서 ‘예쁜이수술’을 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것이다. 환자의 비밀 보호 때문에 확인시켜 줄 수 없다고 했는데 막무가내였다.
사연을 들어보니, 전과 비교해 잠자리가 달라져서 아내에게 캐물었단다. 나 몰래 왜 수술을 했는지 자신은 이해를 못하겠단다. 아니 오히려 애인이 있는지 의심까지 하고 있었다. 통화 후 차트를 찾아서 보니 40대 초반의 아주머니였다. 상담 시에 약간은 불안해하면서도 차분하게 말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본인을 못 믿는 남편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말미에 눈물을 보였던 환자였다. 남편과의 관계 복원을 위해서 수술을 강력히 원했었다.

 

옛날부터 여자들은 생활의 많은 부분을 남자에게 의존해야 했고 남자들의 사회활동이 많았기 때문에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하는 성향은 여자에게 더 많았다. 그런데 의식주가 어느 정도 해결된 요즘 남편들이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의처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많은 여성들은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가슴속으로만 고민하는 경향이 있고 실제로 전문가를 찾아서 조언을 얻는 경우는 드물다.

의처증이 있는 남편 대부분이 업무에는 큰 지장이 없으나 전반적인 사회생활에서는 소극적인 사람이 많다. 본인의 자신감 결여를 아내에게 집착함으로써 불안감을 해소하고 두려움을 완화시키려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결혼 생활에서 상대방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다 알려고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의심이 많은 남편은 배우자를 완전히 소유하려 하기 때문에 조그만 의심의 불씨도 그냥 못 넘어간다. 끝까지 밟고 확인하여 끄려는 성격이 있다. ‘별일 아니겠지 하고 그냥 넘어가야지’ 하면서도 그런 마음이 들지 않도록 노력할수록 의심은 더욱더 커져만 간다.

 

누구나 사랑은 한다. 사랑해서 결혼까지 하지 않았나?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배우자에 대한 의심은 상대방을 끔찍이 사랑해서도 아니고 아내에 대한 배려가 깊어서도 아니다. 의처증은 병이다. 배우자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면 해결되지 않은 부분은 의문이 되어 돌아오고 결국엔 그 정도가 심해 외도를 의심하기에 이른다.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르듯이 상대방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것 또한 상대방에 대한 집착이자 중독이다. 자신에게도 결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의처증의 시작은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다. 부부간에 대화가 부족하고 이해심이나 포용력이 약하면 별것 아닌 일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오해를 자꾸 하다보면 의심증이 생긴다. 그리고 아내도 비밀이 있을 수 있다. 가정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고 아내의 입장에선 비밀의 노출을 꺼려 공개할 수 없다면 그건 인정해줘야 한다. 아내의 비밀을 얼토당토않게 외도에 맞추려 하면 안 된다.
의처증이 심한 남편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진실로 사랑해서 결혼했으면 배우자의 생활을 존중해줘야 한다. 그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것이고 남편에게 마음을 준 아내는 다른 이성에게 눈을 돌리지 않을 것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란 말이 있듯이 의처증이 심한 남편은 자신이 바람을 피우고 싶은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있을지 모른다. 혹은 부모의 바람기 때문에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인해서, 배우자의 사소한 행동에도 의심하고 혼자 고민하다가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쳐 결국에는 확인 작업에 들어가기도 한다. 같이 사는 배우자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다. 또한, 확실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배우자를 추궁하고 끊임없이 의심한다면 본인도 괴로울 것이다.

 

지금 생각으론 의심이 들어 확인하고 싶겠지만 진정 사랑한다면 아내에게 자유를 줘라! 그리고 매번 확인하지 말자! 설령 자신이 아닌 다른 이성을 찾아 떠난다 하더라도 ‘그래.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보낼 수 있어’라고 마음먹자.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면 의심증은 차츰 줄어들 것이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덜 괴롭다. ‘어디 한두 구석 정도는 딱 들어맞지 않아도 돼!’ 이렇게 생각한다면 의심이 덜 들 것이다.
고통이나 불행은 집착에서 온다는 말이 있다. 바꿔 해석하면 집착하지 않으면 마음이 아프지 않고 행복해진다는 말이 된다. 습관적인 의심은 두려운 마음 때문이다. 그 두려움을 무리해서 이겨내려 하지 말고 인정해야 한다! 만약 두려움을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생각의 폭이나 활동범위가 넓어질 것이다. 사회생활에서도 적극적인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를 꼭 그 자리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시간에 맡겨 버리는 것이 나을 때가 많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평소에 의심증이 많은 사람은 자신부터 사랑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에게 쓸데없이 신경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래된 의심증은 이미 습관화된지라, 본인도 괴로울 의심증이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만 잘못된 생각이 든다면 치료가 꼭 필요하다. 남편의 의처증에 시달리는 아내는 문제를 숨기거나 혼자서 가슴 아파하지 말고 상담을 받아보자.

 

배고픔보다는 과식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나친 사랑 역시 인간에게 해롭다.
-잔 홀 리히터-

 

 

 

베스트셀러 <남자가 바라는 성, 여자가 원하는 성> 발췌 - 저자 박평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