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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가 바라는 性 여자가 원하는 性/박평식 ]Part 1 사랑의 단계... 부부는 왜 싸우는가? ⑦

박평식삼성산부인과원장 2015. 11. 26. 14:46

남자가 바라는 性 여자가 원하는 性

 

Part 1 사랑의 단계

부부는 왜 싸우는가?

아내는 남편이 자신에게 관심을 덜 가져준 것에 대해 서운하고,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통제하려한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어 한다

 

아내는 연애 때와는 달라진 남편의 모습에 실망한다. 그런데 모든 아내가 그렇게 느낀다. 자신의 남편만 그런 게 아니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아내가 미장원에서 머리를 새로 하고 남편과 같이 저녁식사를 하더라도, 아내가 오늘 내 모습이 어떠냐고 남편에게 물어도 남편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남편의 행동은 아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저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뿐이다. 남자의 관점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왜 남편은 아내가 머리를 하고 예쁜 옷을 입고 화장을 진하게 하더라도 아내에게서 새로운 변화를 발견하지 못하는 걸까? 이유는 그들 눈에는 바뀐 게 없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익숙한 대상(특히 겉모습)에 대해서는 똑같이 취급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아내의 겉모습 몇 가지가 바꿔졌다고 해서 남편들에게는 새롭지가 않다는 뜻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액세서리로 치장하고 자신의 몸에 변화를 즐기는 여자와 달리 남자들은 그러한 행위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다.
지금의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나 결혼을 결심할 때 아내는 새로운 대상이었다. 그전에 못 보던 것이었고 경험하지 못했던 여자는 관심 덩어리이기에 남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연애 때는 여자의 작은 변신에도 감동하고 예뻐 보였겠지만 호기심이 바닥난 지금에는 그렇지가 않다.
그러나 여전히 여자들은 결혼 후에도 자신의 외모에 민감하다. 비록 조그만 변화이지만 자신의 남자가 관심 있게 봐주었으면 한다. 물론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남편의 아내에 대한 호기심은 연애 때 절정을 이루고 신혼 초를 지나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지금쯤 아이가 있다면 벌써 바닥났다고 보면 된다. 지금은 아내를 너무 알아버려서 실증이 날 때도 많다. (원시시대부터 남자들은 호기심이 많고 늘 새로움을 찾는다고 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남편의 호기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남편은 전과 다른 아내의 모습에 호기심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겉보다는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
남들도 다 있는 운전면허증을 뒤늦게 아내가 취득했다고 해서 남편이 같이 기뻐해야 할 이유가 없다. 남들도 다 하는 파마나 웨이브, 화려한 원피스가 남편에게는 전혀 새롭지 않다. 오히려 돈 낭비 했다고 핀잔을 줄지도 모른다.
반면 전에는 그렇지 않던 아내가 요즘에 와서 시댁이나 남편 자신에게 잘해줄 때 아내에게 관심을 보인다. 남편은 아내가 자기만의 전문성을 키워 역량을 발휘할 때 아내에게서 전에 없던 새로움을 발견하게 된다. 남편들은 예쁜 옷을 입은 아내보다 S라인 몸매를 가진 아내를 더 선호하며, 잔소리보다 남편의 건강을 챙겨주는 아내가 더 좋다. 의존만 하는 아내보다 남편의 도움 없이도 잘 해나가는 아내가 더 예뻐 보이며, 남편이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으면서 집안일을 잘 해주는 아내에게 남편은 고마움을 느낀다. (원시시대부터 남자의 가장 큰 욕망은 성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자신의 욕망이 방해받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남편의 불만도 들어보자. 남편은 왜 아내 때문에 힘들어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혼 후에도 꾀꼬리 같은 아내는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남편들이여, 이 말이 조금이라도 위안은 되는가.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남자들의 술자리에서 유독 자신에게만 귀가를 독촉하는 아내의 전화가 온다며 내 아내는 날 너무 통제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퇴근 후에 갖는 회식도 일의 연속이고 친구들과의 우정도 중요한데 남편의 입장에선 ‘아내가 나를 동료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신의 아내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남자들도 그런 경험을 이미 겪었거나 앞으로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차이일 뿐이다. 그 상황에서 당신만 그랬을 뿐이다.
아내의 입장에서는 남편의 직장 동료나 친구들은 아내의 동료나 친구가 아니다. 설혹 아내가 그 사람들을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내의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아내보다 다른 사람에게 더 신경을 쓰고 가정보다 다른 일에 시간을 더 내는 남편에게 아내는 화가 난 것뿐이다. 남편의 사회생활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니고 아내의 전화는 ‘밤이 너무 늦었고 당신은 우리를 지켜줘야 할 남편이기에 술을 그만 마시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한다면 아내의 영역을 잘 침범하려 하지 않는다. 남자의 사고방식으로는 아내에게 전적으로 가정 일에 대한 권한을 주는 것이 아내에 대한 존중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남편을 사랑하고 있는 아내는 무슨 일이든 항상 남편과 함께 하려 한다. 여자는 그게 부부간의 사랑표현이라고 진짜로! 믿기 때문이다.) 남편의 불만은 또 있다. 아내는 왜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는지, 과연 뭘 보고 나와 결혼 했는지 회의감이 들 때가 많다. 아내가 나보다도 내가 벌어오는 것에 더 관심을 두는 것 같아 화가 난다. 나는 안 보이고 자기와 자식만 보이는지 묻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결혼도 먼저 한 사람, 나중에 한 사람이 있다.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후배가 힘들어했던 것을 이미 선배들도 겪었듯이 결혼도 마찬가지다. 남자들이 사회생활에서 원하는 욕구가 비슷하듯이 여자들도 결혼 후 바라는 가정생활이 비슷하다. 자신의 아내만 특별나고 자신의 남편만 유별난 것이 아니다. 사실 알고 보면 남편이 아내에게 가지고 있는 불만 대부분은 가정만 최우선으로 하는 아내의 사고방식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우리는 결혼 전에는 안 그랬는데, 결혼 후 “남편은 아내를 외롭게 만들고, 아내는 남편을 지치게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왜 그럴까?
남편이 일 때문에 지쳐있다면 아무래도 가정에 관심이 덜 간다. 그렇다면 아내는 점점 남편에게 불만이 쌓이고 투덜거리게 된다. 이 점이 바로 남편이 ‘일 때문에 힘들어 죽겠는데, 아내가 바가지를 긁는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자신에게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남편은 억울하기까지 하다. 아내가 자신을 조정하려는 것 같아 싫다.
한편 아내가 가정을 꾸려가는 데 지쳐있다면 남편의 내조에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오히려 아내는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게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남편이 자신과의 대화도 꺼리는 것 같아 속상할 때가 많다. 결국 아내의 하소연이 길어지면 남편은 그 자리를 피하게 되고 아내에게 했던 사랑 표현도 뜸해지게 된다. 이 점이 아내가 흔히 생각하는 ‘남편이 결혼 후에 달라졌다’는 부분이다.
남편은 왜 ‘아내가 자신을 통제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리고 왜 아내는 “남편은 도통 가정살림을 자발적으로 도와준 적이 없어”라고 말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원시시대 때 남자들은 여자의 도움 없이 사냥을 했고 여자들은 남자에게 항상 관심을 받고 싶어 했다. 지금도 그렇다.
남편은 아내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혼자서 일을 할 수가 있다. 남편은 아내가 자기의 일(아내의 문제나 가정의 일 모두를 뜻한다.)을 스스로 알아서 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아내도 자신에게 자유를 주기를 바란다. 반면 아내는 자신이 남편에게 애정을 쏟듯이, 남편도 자신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게 아내가 생각하는 부부관이다. 자신이 그러하기 때문에.
남편은 아내가 챙겨주는 걸 항상 좋아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내의 입장에서 도와준다는 것이 남편에게는 간섭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아내의 지나친 관심은 남편에게 부담이 되곤 한다. 그리고 일에 집중할 때 끼어드는 아내의 친절이 싫기도 하다. 남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하는 것’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내의 친절을 생각하기 전에 그 짧은 순간 본능적으로 방해받았다고 생각한다. (원시시대 때 남자는 살기 위해 사냥을 주업으로 삼았다. 사냥을 제대로 못한 남자는 쓸모없는 사람이었고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다는 점을 명심하라.)
반면 아내는 부부 사이의 일을 항상 공유하고 싶어 하지만, 상의 없이 혼자서만 하려는 남편 때문에 소외감이 든다. 또한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옆에서 챙겨주는 것에 대해 오히려 힘들어하는 남편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아무리 남편의 일이라지만 자신이나 가정보다 일을 더 중요시하는 것 같아 슬프다. 여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행복한 가정 만들기’가 남편의 도움 없인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원시시대 때 여자는 남자에게 보호받길 원했고, 관심을 받지 못한 여자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었다는 걸 상기하라.)
이렇듯 오랜 본능의 차이 때문에 남편은 아내의 바람대로 따라주지 않고, 아내는 남편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 “좀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아내의 말이 되풀이 되다보면 남편에게는 잔소리로 들리고, “제발 혼자 있게 놔두라”는 남편의 요구가 아내에게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여서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이러한 이유로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지 않는다면 죽는 날까지 부부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남자의 기준으로 여자의 행복을 단정 지을 수 없다. 남편의 사회적 명성이나 경제적 성공이 아내의 행복을 끝까지 지켜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아내는 자신의 바람대로 남편이 항상 따라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남편은 당신과 함께 못 있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남편과 아내는 사회와 가정을 잇는 연결고리이다. 남편은 아내를 통해서 가정에 참여하고 아내는 남편을 통해서 사회를 본다. 그러므로 소통이 잘될 수 있도록 서로를 존중해 주고 서로의 역할에 대해 좀더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정에서 아내에게 기를 펴지 못하고 지내는 남편은
밖에서도 굽실거리며 쩔쩔매게 된다.
-워싱턴 어빙-

 

베스트셀러 <남자가 바라는 성, 여자가 원하는 성> 발췌 - 저자 박평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