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편이 외도를 했어요.
한국 남성들은 다 그런가요? 전 결혼 12년차입니다. 우리 남편만큼은 절대 안 그럴줄 알았거든요.
근데 며칠전에 알아버렸습니다. 남편이 업소여자랑 2차까지 갔다는 걸.
요 며칠 잠도 못자고 괜히 애한테도 짜증이 나네요. 둘이 뒹굴면서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니 소름이 끼칩니다.
이혼은 안해 줄건데 어떻게 복수를 하죠?
A)
우리는 몇 번씩이고 고개를 내미는 부부 사이의 공허감을 쇼핑이 됐든 소주가 됐든 간혹 다른 무엇으로 대신하곤 합니다. 타 이성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이 문득 부적절한 관계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그런데 다행히도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오래가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아래의 글을 참고해 보세요.
타 이성에 대한 남편들의 호기심은 수컷 포유류의 본능이고, 아내들이 다른 이성에 덜 한눈파는 것도 본능에 따름이다. 결혼 유무를 떠나서 매혹적인 여성에 남성들의 관심은 여전한 반면, 아내는 자신과 특히 자식들을 위해서는 아빠인 남편의 도움이 필요하기에 눈을 돌리면 직감적으로 손해라는 걸 안다.
한편 남성들은 쉽게 딴눈을 팔 수 있는 동물이기에 남자들끼리 어울리는 거에 아내들은 경계를 한다.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 부부 간의 신뢰가 무너졌더라도, 남편에게 실낱같은 미련이 남아 있다면 아내들은 남편의 외도는 한두 번쯤 넘어갈 수 있다. 반면 남편들은 아내의 단 한 번의 외도에도 분노하고 당장 이혼할 수가 있다. 남자에게 있어서 가정이란 깨지면 안 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여자의 마음은 아무리 슬픔으로 가득 차있어도, 사랑을 받아들일 한구석이 어딘가에 남아 있지 않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 마리보
많은 여성들의 몸은 출산에 맞게끔 되어 있어서 질 안쪽은 그리 좁지가 않다. 즉 선천적 명기는 드물다는 건데 그렇다보니 신혼 초 침대에서의 애틋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한다.
결혼 전 동거는 여자들에겐 절대적 금기다. 남자들은 결혼에 비해 책임감이라는 굴레에 갇혀 있지 않으니 동거 후 잠자리 문제는 좀더 쉽게 밖으로 드러난다. 남자들은 호기심도 많지만 한곳에만 머무는 건 아니다. 남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세상에 많으며 구속력이 없다면 옮겨가는 건 어렵지 않다.
성공이나 목표를 향해 달리는 중이라면 남자들은 체력과 시간을 한 곳에 집중하고 싶어한다. 부부 간의 잠자리가 줄어드는 이유 중 '사랑이 식어서'란 것 말고도 다른 이유들이 있다는 거다. 한편 남성들은 그 좋았던 잠자리에 흥미가 떨어진다면 다른 호기심을 찾거나 남자들의 본능이자 일터인 사회생활에 더 관심을 쏟게 되고 그럴수록 잠자리의 횟수는 더 줄어든다.
* 왜 성생활이 즐겁지 않을까?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떨어졌거나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런데 그 다양한 이유 중에서도 부부가 잠자리를 소홀하게 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예전의 사랑이 식어서이다. 다 익은 과일은 썩거나 땅으로 떨어지듯 결혼 후 거의 모든 부부가 겪는 과정이다.
성(sex)에 대한 인식의 차이
‘힘들수록 본능이 꿈틀거린다’
부부관계가 잦아드는 가장 큰 원인은 남편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남자가 일을 많이 하는 나라일수록 섹스 빈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떨어진다. 일본과 우리나라가 그렇다. 일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는 남자들이 섹스에 대한 여력이 부족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반면 어려운 가정살림에 삶이 힘들어질수록 아내들의 남편에게 의지하려는 본능은 더욱 강해진다. 특히 아내가 불안감을 느낄 때 남편의 사랑 표현이 뜸해진다면 아내의 불만은 더 커져갈 것이다.
최근 아내의 섹스 요구가 잦다는 것은 아내가 남편에게 더 기대려는 표현일 수 있다. 한편 삶에 여유가 많거나 풍요로운 나라(여기서는 상대적인 부(富)를 말하며 한정된 부에도 만족하는 민족성의 차이를 포함한다.)일수록 그 곳의 남자들은 부부관계를 자주 한다.
여성의 경우엔 폐경 전까지는 성적 욕망은 대체로 지속되나, 남성의 성적 욕망은 갱년기 전이어도 감소된다. 사회적 경쟁은 치열해지거나 그대로인데, 젊은 경쟁자들은 나타나고 자신의 몸은 늙어가니 무의식적으로 발현되는 남자들의 본능 때문이다. 성관계 횟수라도 줄여서 에너지를 보존하고픈 거다.
잠자리 시, 젊을 땐 남성 쪽에서 리드를 했다면 나이가 들어서는 여성 쪽에서 리드를 하는 게 생리학적으로 맞다. 오랜 세월 성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더더욱 그렇다.
현재, 아내는 성적 유희를 공유하고 싶어하지만 성적 유희가 남성의 전유물로 원시시대부터 각인되어진 남편에게는 여성에게 성을 제공한다는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반면 여성들은 주체적으로 성적(gender) 권리를 찾고 있다. 이제는 성적 주도권도 더 이상 남편만의 것이 아니다. 이렇듯 부부가 성생활에 입문하기에 앞서 성을 바라보는 남녀의 인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성(性)을 파는 여성 말고는 여자가 섹스를 하고자 할 때는 두 가지 경우이다. 남자를 사랑하고 있거나 남자에게 의지하고 싶을 때이다. 반면 남자는 섹스가 언제나 가능한 동물이다. 남자의 섹스가 분출과 해소라는 본능에 충실히 하는 것이듯, 여자의 섹스도 남자의 보살핌과 나약함의 보상이라는 큰 본능에 뒤따르는 것이다.
성(sex)에 대한 이런 남녀의 본능적 사고의 차이가, 섹스산업이나 단란주점 등 향락업소의 주 수요층이 남성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타 여성과의 섹스나 술시중 받는 것에 망설임은 있어도 큰 죄의식을 갖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이에서의 첫 경험은 경외감 그 자체이다. 섹스는 분명 서로를 탐닉하면서 배려도 해야 하는 행위이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변색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남성들은 사랑하는 감정과는 상관없이 섹스를 오락이나 휴식으로 생각’하는 반면, ‘대부분의 여성들에겐 섹스란 사랑하는 사람 또는 배우자와 함께하는 놀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감사합니다. 산부인과 전문의 및 성칼럼니스트 박평식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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